애자일 프랙티스(Practices of Agile Developer)

서적 2007/09/10 01:07

나를 되돌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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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서적 제목 제안 이벤트에 참여하고 받아보게 된 "애자일 프랙티스(원제 : Practices of Agile Developer)"를 오늘에서야 끝까지 읽게 되었다.

제목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이 책은 애자일 개발자가 갖추어야 할 소양이나 지켜야할 덕목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결과를 위해 일하라"부터 "다른 사람에게 계속해서 알리기"에 이르기까지 각 주제들은 모두 깊이 새겨야할 가치가 있는데, 그래서 책 뒤쪽에 별도의 커닝 페이퍼로 제공하고 있는 것이리라.

처음 책을 뽑아들고 읽기 시작했었는데, 중반쯤 가다 보니 조금 이상한 느낌을 받아서 찬찬히 내용을 다시 읽어보니 아뿔싸... 내가 악마의 농간에 계속 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읽게 되었다. 표지에서 먼저 눈치를 챘어야 하는 건데, 미리 알아차리지 못한 내가 안쓰러웠다.

읽어 나가면서 새삼 느꼈지만 책에 나오는 내용들이 다소 오늘날 우리의 현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아마 우리나라에서는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개발하는지에만 관심을 둘 뿐이지, 개발자를 비롯하여 소프트웨어 개발을 둘러싸고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 그리고 개발자 자신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테스트 주도 개발처럼 애자일 방법론이 국내에 소개된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국내 환경에서는 깊이있게 뿌리내리지 못한 것 같다. 나만 하더라도 애자일 방법론에 대해서는 12가지 덕목이나 몇 가지 개념들에 대해서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실질적으로 애자일 개발자가 갖추어야 할 소양이나 덕목에 대해 좀 더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애자일 방법론에서는 항상 코드를 릴리즈할 수 있게 유지하도록 한다고 알고 있는데, 이전까지는 그냥 그렇게 해야 하는 건가보다라고 알고만 있었다. 하지만 정작 왜? 어떻게?라고 하면 말문이 막힐 수 밖에 없는데, 이 책은 그러한 갭을 메워주고 있다.

왜? 어떻게?에 대한 질문에 논리적으로 대답할 수 있을 만큼 책에서는 여러 주제에 대해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어 현재의 개발 방법에 회의를 느끼고 있고 애자일 방법론을 도입하려고 해도 적당한 시작점을 찾을 수 없는 팀이나 개발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사실 애자일 방법론을 도입한다고 할 경우 가장 크게 바뀌는 부분은 아마 사람이 아닐까. 다른 개발 방법론들이 "프로세스"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애자일 방법론은 "사람"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애자일 방법론을 도입하려면 이해 관계자 모두가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를 지녀야 할 것이다).
 
전반적으로 이 책에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습관, 관습, 의사소통 방법, 사고 방식, 감정 등을 모두 사람에 관한 것이 대부분의 내용을 차지하고 있다. 질문하는 방법이나 다른 사람을 대하는 방법과 같은 것들에 대한 내용들을 읽어보고 있노라면 이것이 소프트웨어 개발방법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인간 관계에 관한 것인지를 의심케 할 정도인데, 애자일 방법론에서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이 아닌, 오히려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긍정적인 마인드를 비롯하여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길러주는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그래서 자기 계발서로 전용해도 되지 않을까? ㅋ).

한꺼번에 모든 것을 이룰 필요는 없다. 그렇게 할 수도 없거니와. 45개의 실천항목에 따라 점진적으로 자신을 가꿔나가다 보면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실용주의 프로그래머"와 이 책의 공저자인 헌트 아저씨처럼 될 날이 오지 않을까(왔으면 정말정말 좋겠다).

언젠가 누군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하늘을 쳐다본 것이 언제쯤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당시 내 얼굴이 상당히 화끈거렸던 것이 기억난다. 9월의 높고 맑은 가을 하늘을 한번씩 쳐다보면서 자신에 대해 한번쯤 깊이있게 되돌아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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